인간답게 살아간다는 것

- 다라야의 지하 비밀 도서관

철학윤리문화학과
박*정

 

사실 인간다움에 대해 말하는 것은 조심 스러운 일이다. 인간의 본질을 규정하고, 그것을 기준으로 인간다운 것과 인간답지 않은 것을 나누는 일은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나는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전쟁 속에서도 책을 읽었다는 다라야의 청년들에 공감한다. 그들처럼 사는 것이 인간답게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리아는 여전히 전쟁 중이며, 그중에서도 다라야는 아사드 정권에 반대하는 반군세력들의 거점이라는 이유만으로 포위된 마을이다. 하늘에선 매일 폭탄이 떨어지고, 땅에서는 총소리가 들려오는 그곳에서 청년들은 책들을 주워서 지하에 도서관을 만들었다. 그들은 왜 마을에서 도망치지 않고 남았으며, 왜 지하에 도서관을 만들었는가?
그들은 독재정권에 저항하기 위해 남았다고 했다. 저항하는 이유는 자유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러한 저항 세력들에게 국가는 더 많은 폭력을 동원했고, 폭력 속에서 청년들은 도서관을 만들어 책을 읽었다. 그들은 책읽기가 인간답게 살게 해주는 것이라 믿었다.
이때 인간답다는 것은 곧 자유롭다는 의미라고도 할 수 있다. 자유란 말 그대로 ‘스스로 그러함’, 즉 자기 자신이 이유가 됨을 뜻한다. 인간이 다른 존재들과 다르게 본질이 규정되어 있지 않은 존재라고 본다면, 인간은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자유로운 존재이다. 그러므로 자유롭게 사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정권의 논리나 종교적 원리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스스로 사고하고 그에 따라 행위한 청년들은 자유롭게 살기를 택한 것이며, 이는 또한 인간답게 살기를 택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책읽기는 공감능력을 향상시켜준다는 점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해주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소설을 읽으며 절망에 처한 인물이 자신과 다를 바 없음을 느끼는 경험. 그런 경험들은 개인을 보다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또한 그 경험만으로도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 내전 속에서도 소설 속 인물, 역사 속 인물을 통해 위로를 받은 것처럼 말이다.
다라야의 청년들은 책을 읽으며 인간답게 살기 위해 힘들게 싸워왔지만 결국 그곳을 끝까지 지키지는 못했다. 도서관은 폐허 속에 묻혀버렸다. 그러나 후삼은 ‘한 도시를 무너뜨릴 수는 있어도, 한 사람의 생각을 무너뜨리지는 못한다’ 고 말한다. 책읽기는 고인 물이 되지 않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식을 확장시켜나가고, 공감능력도 키워나갈 수 있다. 내가 책을 통해 다라야의 청년들이 왜 싸웠는지, 왜 책을 읽었는지 공감할 수 있게 된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러한 행위는 나를 나의 삶의 주인으로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자유로운 것이다.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살기 위해, 함께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책 읽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소감문]

수상하게 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말문이 막혔다. 졸업논문을 제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고, 스스로에게 부족함을 느끼던 나날이었다. 그런 내가 글쓰기로 상을 타게 되다니 기쁘면서도 얼떨떨하다. 대회 당일에 쓴 글을 다시 읽어보니 급하게 마무리한 티가 난다. 중복된 문장도 꽤 있고 전체적으로 만족스럽지 않다. 제한된 시간 내에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써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책을 읽고 나서 많은 생각들을 했지만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고, 현장에서 주제를 받은 뒤에 어느 정도 글의 얼개를 짰을 때는 시간이 꽤 흘러 있었다. 그렇게 써내려 간 나의 글은 영 엉성하고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래도 그 당시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기 때문에 기쁘게 받아들이려고 한다. 촉박한 상황에서 글을 써내려가는 것이 나름 재밌는 경험이었다. 글쓰기 훈련을 한 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정말 많은 학생들이 참가한 대회였다. 대회의 기획부터 운영, 또 수많은 글자들을 읽으며 평가까지 했을 기초교양대학 관계자들께 감사하다. 나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게 해준 고마운 경험이었다. 작가로 살아가지 않더라도 글은 계속해서 써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