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에게서 옅본 인간성

- 개미제국의 발견

경영학과
장*영

 

인류역사보다도 훨씬 오래전부터 체계적인 제국을 이룩시켜온 개미들을 만났다. 그들이 살아가며 부딪힌 그간의 시행착오를 생각하니 그 체계적 완성성에 대해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을 통해 살펴본 개미제국의 경제, 문화, 그리고 정치는 놀라우리만큼 우리와 많이 닮아 있었고, 그래서 어쩌면 인간보다 더 인간스러운 존재가 바로 개미가 아닐까 생각했다. 개미사회를 통해 기업 경영 방식이라든지 생산성 향상과 같은 부분을 옅보고 배울 점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이유로, 개미사회를 통해 좀 더 인간적인 부분 즉, 내 위치에서 직접 피부로 닿아 느낄 수 있었던 우리 사회의 문제를 짚어 곱씹어보고자 한다.
이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강요받는 노력’이다. 성경에 나오는 교훈이 있다. “게으른 자여 개미에게로 가서 그 하는 것을 보고 지혜를 얻으라.” 이 구절을 알든지 모르든지 개미가 부지런함의 표상이라는 것은 모두가 익히 알고 있다. 그러나 책은 개미가 우리의 생각처럼 마냥 부지런한 동물이 아니라고 일러준다. 사실상 하루 평균 5시간 밖에 일하지 않는 그들은 자신의 능력의 약 20%밖에 쓰지 않는데도 교훈의 꼭대기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던 것이다. 조금은 억울하기도 한 나는 하루 온종일, 혹은 그 이상을 숨 한번 고를 틈 없이 각자의 위치에서 헐떡대고 있을 청춘과 인생들에게 안타깝고 경이로운 마음까지 들었다. ‘열정페이’, ‘청춘의 열정’ 같은 말 집어치워도 우리는 잘만 일하고 있지 않나. 턱 끝까지 차오른 숨을 가다듬고 더 큰 전진을 위해 당신들을 잠깐 놓아주길 바란다는 마음을 이 글을 빌어 전하는 바이다.
두 번째는 ‘신뢰’이다. 개미제국에는 상호 협력을 이뤄 살아가는 삶들이 있다. 수도머멕스개미는 쇠뿔아카시아를 전적으로 지원하고 외부환경으로부터 보호하여 안전한 삶을 영위해주고 또 영위 받는다. 또한 아즈텍개미는 트럼핏 나무를 거처로 삼으면서 공생한다. 좀 더 극단적으로는 서로가 없으면 생존이 불가한 개체들도 있다. 이렇듯, 개미에게는 ‘신뢰’가 곧 생존이자 삶의 모습 자체인 것이다. 우리 현 사회는 믿지 못하며 그것이 당연시되고, 더 나아가서는 잘 믿는 사람이 오히려 어리석은 자로 치부되는 세태임을 느낄 수 있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우리 사회에서 ‘소통의 단절’ 문제가 있다. 우리에게 글과 언어가 있다면, 개미제국에는 화학적 언어가 있다. 페로몬을 풍김으로써 소통하는 이들은, ‘행렬 전진’을 할 때에 뒤처진 개미는 없는지, 있다면 낙오되지 않도록 어떻게 잘 인도해야 할지에 관한 소통 체계를 구축하여 이용하고 있었다. 화학적 언어보다 더 분명하고 확실한 소통 방식을 가진 우리는 어떤가? 이 소통방식을 서로의 몸과 마음을 연결하는 데에 사용하고 있는가?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신뢰가 깨지고 낙오자를 이끌어갈 진심어린 소통이 단절된 우리 사회에게 모순적이게도 나는, ‘상처’라는 처방전을 내린다. 자기밖에 모르고 아무도 신뢰하지 않은 채 소통조차 단절된 인간에게는 인간성의 파국만이 남는다는 것을 알고 이 사회에서 받는 상처를 통해 우리는 각성해야 한다. 끝으로 인간사회를 담고 있는 이 개미제국을 통해 우리가 우리답도록, 인간성의 따뜻한 향기를 나타내며 살아가기를 이 글에 호소하면서 말을 끝맺는다.




[소감문]

글쓰기에 나름의 일가견을 갖고 있는 나다. 그러나 1년 전만 해도, 시에서 달을 보면 아름답다고 여기는 게 아니라 ‘화자의 소망’이라고 필기해야 하는 게 현실이었다. 예전의 나는 마음 가는 사람에게 시 한편 건넬 여유를 가진 학생이었지만, 입시를 준비하면서 점점 자유롭게 생각을 개진하는 글쓰기와는 멀어졌다. 그래서 대학교에 오면 꼭 글쓰기대회에 나가서 지난날들에 지쳐 식어버린 심장을 다시 끓게 만드는, 그런 글을 쓰고 싶었다. 글을 위한 글이 아닌, 나를 만드는 글. 또 내가 만드는 글말이다. 이러한 이유로 독서에세이 대회 참가를 결심하게 되었다. 네 개 분야의 책이 주어졌는데 경영학도인 나에게 가장 신선했던 분야는 ‘과학’이었다. 신선보다는 생소라는 표현이 맞을까. 호기심이 많은 내게 새로운 도전거리는 언제나 에너지를 준다. 따라서 자연과학 서적인 ‘개미제국의 발견’을 읽기로 결정했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나는 과학책에서 '인간성'을 읽어냈다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그리고는 어떤 키워드가 주어지더라도 내가 책을 읽어낸 방식대로 제시된 주제를 이끌어 오리라고 생각했다. 책에 대한 나만의 방향을 정했다면, 그 다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글의 짜임새와 조화였다. 어떤 표현이 더 좋을지, 어떤 단어를 선택할지에 대해 고민하며 대회 시간이 종료되기까지 원고를 수정했다. 대회가 종료된 후 돌아가는 발걸음은 가볍고 마음은 훈훈했다. 애초에 대회에서 얻어가고자 했던 글에 대한 열정이 다시 잔잔히 끓고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상을 받을지에 대한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내게 상보다 값진 것은 스스로 내 열정을 다시 증명해낸 것에 있는 까닭이다. 개인적으로도 정말 소중한 경험이지만 장려상을 통해 인정까지 받은 것 같아 이 수상이 더 큰 기쁨으로 다가온다. 앞으로도 여러 분야의 글을 다뤄보고 싶고, 다른 많은 동아인들이 글로부터 오는 기쁨과 감동을 함께 누렸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