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경기에 맞춰 살아가는 중공업 가족의 삶은 과연 유토피아인가?

-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

기계공학과
이*호

 

나는 중공업 가족이다. 책에 나온 ‘중공업 가족’같이, 꼭 회사에 다니지 않더라도 친구의 아버지께서 우리 아버지의 직장동료가 되듯이 중공업 하나로 그 지역과 사람들이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는 가족이다. 나는 그‘가족’의 입장에서 몸소 접하는 중공업 소식을 통해 이 책을 공감하며 읽었다. 산업도시인 거제는 울산과는 다르게 중공업이 들어서면서, 섬사람보다, 외부 사람들의 급격한 유입을 통해 형성된 도시이다. 인력이 많이 요구되는 조선업의 특성상, 거제에는 일자리가 많아짐과 동시에 그 많은 사람을 충당할 문화*여가 인프라, 아파트들도 더불어 늘어났다. 농업과 어업 등 1차 산업의 소도시인 거제가 중공업의 등장으로 이제는 나름 거대한 산업도시가 된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중공업은 거제 사람들에게 자부심이고 자랑이었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험상, 거제 그뿐만 아니라 울산에서도 현대중공업 또는 협력업체의 사원이신 우리의 아버지들께서는 대부분 회사에 대한 애착을 가지시고 일하신다. 특히 울산 동구에 가면 퇴근 시간에는 각자의 부서명과 이름이 적인 명찰이 달린 회사 옷을 입으시고 회식이나 모임 심지어 결혼식과 장례식에 가신다. 유달리 애사심이 강하신 우리 아버지께서는 다른 지역에 가실 때에도 일부러 회사 옷을 입고 가신다. 이런 중공업의 유토피아와는 반대로 조롱과 비판을 하는 외부인들도 있다. 울산과 거제에서 나고 자란 이들은 덜 하겠지만 외부인들에게 이런 산업도시의 일상과 삶은 조롱당하기도 한다. 수도권의 회사들과는 달리 이곳 중공업 가족은 일과 일상의 경계가 거의 없다시피 한다. 우리의 중공업 아버지들같이 애사심으로 뭉친 회사 동료들은 하루 대부분을 함께한다. 오전과 오후에 함께 으쌰 으쌰 일하시고, 일을 끝마친 후에도 으쌰 으쌰 하며 함께 회식을 하시고 집에 오신다. 정시에 퇴근해서 각자 개인의 활동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익숙한 이런 문화들이 외부인들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최근에, 조선의 경기가 무너짐으로 인해 조선소 중 하나인 ‘S&T중공업‘이 불황을 맞이하게 되었고 직원들 절반 이상이 갈려 나갈 정도였다. 이에 정부는 막대한 세금을 회사 구제를 위해 쏟아부었다. 그 회사가 무너지면 그곳의 중공업 가족들은 거리로 내몰리게 되는 것이지만 외부인들이 보기에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비판을 하기도 했다. 한때는 한국의 효자산업인 조선·해양이 점점 무너지게 되는 것이었다. 근대 산업 중 하나인 조선소는 막대한 노동력이 필요로 했고 그 사람들과 가족들을 먹여 살렸다. IMF 사태에도 수출을 목적으로 하는 조선소와 자동차 공장들은 최고의 호황기를 맞이하였다. 항상 호황일 줄 알았던 조선소는 위기를 맞이하였다. 날로 발전해가는 중국과 동남아 조선소와 세계적인 불황으로 인해 수주가 줄어들고, 일감이 없는 조선소는 몇십만 명의 중공업 가족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실제로 불황인 시기에 일감이 없어 아버지가 무급휴직을 몇 달간 하신 적도 있고, 우리 지역의 가게와 상점들도 영향을 받아 손님이 없어 폐업하는 곳도 몇 있었다. 한국의 근대산업은 경기가 좋으면 그 지역과 나라를 먹여 살리는 효자산업이 되지만, ’한국GM‘처럼 회사가 휘청거리게 되거나 망하기라도 하면 그 지역의 수십만 명의 사람들의 생계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경제를 위협하기도 한다. 우리의 중공업 가족들의 삶은 곧 조선소와 연결되어 있고, 오르내리는 조선업의 경기에 발맞추어 살아간다.


[소감문]

평소에 책을 많이 읽는 편은 아니지만 글 쓰는 것과 생각하는 것은 좋아해서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것을 많이 해왔다. 예를 들어 여러 가지 에세이 대회나 공모전, 글쓰기 특강 같은 것이다. 이번 에세이 대회에서는 책을 읽고 주제에 대해서 자기 생각을 쓰는 것이었다. 나는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라는 책의 제목에 이끌려 참여하게 되었다. 나도 중공업 가족으로서 관심이 많기도 하고 이 책에 대해서 궁금한 게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공업 가족으로서의 나의 경험과 주위에서 들은 것과 책의 내용에 비교해서 글을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을 때는 중공업과 관련된 어려운 내용이었지만 어느 정도는 공감하고 이해하며 읽었다. 그리고 글을 쓰기 전에는 읽은 내용 중 중요한 내용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고 정리해봤다. 글을 쓸 때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쓸 내용이 너무 많아서 분량이 부족할 정도였다. 정신없이 쓰다 보니 원고지 3쪽이라는 분량을 채우게 되었고, 다시 한번 내가 쓴 내용을 읽어보고 “중공업의 가족들의 삶은 과연 유토피아인가?”라고 제목을 적고 나니 알 수 없는 희열감과 뿌듯함이 샘솟았다. 그것만으로도 독서 에세이 대회에 정말 잘 참여했다고 생각했는데 며칠 후 상까지 받게 된다는 게 너무 만족스럽다. 여러 가지 핑계로 독서를 자주 접하지는 않지만 이를 계기로 좋은 책 한 권을 읽게 되었고 주제에 대해서 생각도 하게 해주는 독서 에세이 대회에 다른 사람들도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