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당신을 이해하는 법

- 문학하는 마음

한국어문학과
임*비

 

10살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나의 꿈은 글을 쓰는 사람, 작가다. 이 책에서도 볼 수 있듯이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배고픈 삶을 사는데, 나는 많이 벌고 많이 쓰고 싶었기에 작가와 어울리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얼마 되지 않은 일이었다. 언젠가 내 책을 한 권은 출간하고 싶다는 마음은 유효하지만, 당장에 창작자가 될 수 없다면 가까이서 창작자라도 보자, 하는 마음에 선택한 길이 출판사 편집자이다.
내가 작가가 되고자 마음먹게 된 계기는 초등학교 3학년 겨울, 방학 숙제로 낸 시를 과분하게 칭찬해주신 한 선생님 덕분이다. 처음에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로 시작되어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내가 꿈을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서였다. 삼 남매의 장녀로 태어나 화목에 가까운 가정은 지나치게 공동체주의일 때가 잦았고, 노래 잘 부르고 글 잘 쓰는 웃긴 아이로 인기 있었던 학창 시절을 보내며 늘 혼자 있는 시간은 부족하다 못해 거의 없었다. 그 시간이 싫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누구나 오롯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고 시간이 지나서 깨닫게 되었지만 나는 혼자만의 시간이 남들보다 조금 더 필요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때의 나는 자주 관계에 지치는 느낌이 들었었다. 그런 나에게 가족들과 친구들 모두 유일하게 존중해주던 시간이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시간이었다. 물론 내가 책과 글에 대한 애정을 보였기에 그랬을 테지만.
대학은, 소도시나 시골에서 나고 자란 내게 다양한 인간상을 경험케 해 주는 사회였다. 스스로 ‘왜’라는 질문을 지나치게 던지는 나에게 이해할 수 없는 일들과 사람들을 결국 이해시켜주는 것은 ‘문학’이었다. 물론 그중에 합리화할 수 없고, 겨우 이해 정도는 가능하지만 결코 공감할 수 없는 일들도 있었다. ‘문학’이란 나에게 타인의 삶을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수단에 가까웠다. 나의 문학 하는 마음은, 애달프지만 반드시 오고야 말 ‘운명’과도 같은 일들을 미리, 또는 뒤늦게나마 헤아려보는 작업이고, 이 책의 문학 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문학하는 마음은 돈을 적게 벌더라도 애정이 가는 일을 하는 것이다. 이 마음을 아직 완전히 알 수는 없지만, 언젠가는 가닿을 마음처럼 느껴졌다.
자본주의에서 비롯된, 우리 사회의 학력주의, 능력주의와 같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는 이 책 속의 저자들이 일관되게 보여주는 ‘문학 하는 마음’에서 찾을 수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현재, 일부 전문가들은 문학이 더 이상 필요 없다고 말하지만, 나는 지금이 문학을 읽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상상력, 관용, 표현력 등의 것들이 더 간절해진 시기가 아닐까 싶다. 꿈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다 못해 둘을 구분할 수 없게 뒤섞여버린 사람에게도, 타인을 이해하려는 태도와 최고의 가치가 돈이 아님을 알려주는 것과 같은, 문학 하는 마음에서의 진정성이 있다면, 방황은 짧고 갈등은 얕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모쪼록 누가 알아주지 않아 서글플 때가 더 많은 내가 문학 하는 마음을 잘 지켜내며, 같은 마음을 가진 이들과 더 많이 교류할 수 있기를, 비슷한 마음을 가진 이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소감문]

저는 책을 읽고 새로이 배운 것이나 느낀 것에 대해 말로 하는 것보다 글을 쓰는 것이 편합니다. 조금 더 편한 방식으로 책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백일장이라는 대회 형식을 오랜만에 체험해보며, 현장의 긴장감을 느끼고 사각거리는 글 쓰는 소리를 듣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하지만, 주제가 어렵기도 했고 제가 원하는 바를 마음껏 쓰지 못해 아쉬움이 더 큰 글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장려상이라는 상을 주신 것이 더 치열하게 읽고 열심히 쓰라는 어른들의 ‘격려’이자 ‘배려’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쓴 사람이 만족스럽지 않았던 글임에도 격려해주시고 피드백해주신 심사위원분들과 대회를 주최, 주관하시고 좋은 책을 알려주신 기초교양대학 교직원분들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쓴 모든 글을 읽어주는, 저의 처음이자 마지막 독자인 동생 유비에게 가장 고마움을 전하며 소감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