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시간은 지금 어떻게 흘러가고 있나요?

- 모모

산업디자인학과
유*민

 

모모, 청소년 권장도서라서 교복 입었을 때의 이후로 최근에 다시 읽어보았다. 분명 예전에 읽었을 때는 참신한 판타지 소설만 같았는데 이번에 읽었을 땐 판타지 소설이 아니라 나와 당신의 현실이었다. 미하엘 엔데의 모모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부모도 집도 태생도 모르는 모모라는 소녀가 있다. 이 소녀는 언변이 뛰어나거나 마술을 부리는 것도 아니지만 상대의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여러 고민의 해답을 스스로 찾도록 만드는 묘한 능력이 있다. 이 소녀에게 마을 사람들은 항시 찾아와서 좋은 기운을 받아 가며 화목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떤 회색 옷을 입은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다녀간 뒤로 마을 사람들은 삭막하고 메마른 채 시간에 쫓기어 일만 하고 모모에게 찾아오는 시간도 줄어든다. 모모는 수상함을 느끼고 원인을 찾다가 회색 옷을 입은 사람의 정체를 알게 되어 위험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이때 시간을 다스리는 호라 박사와 거북 카시오페이아의 도움으로 많은 고비의 끝에 마을 사람들을 되찾는다.
작가는 사람들에게 시간을 빼앗아 가는 존재인 시간저축은행의 회색 신사를 등장시켰다. 책 안에서의 사람들의 모습과 책 밖의 우리가 살고 있는 모습은 아주 닮아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도 우리가 눈치채지 못한 시간 도둑들이 존재하는 것일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아주 바쁘다. 말 그대로 자본주의 사회, 내가 가진 자본 없이는 이 치열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기 힘들다.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해졌다. 기술의 발달은 바쁜 현대의 사람들을 위해 손 하나만 까딱하면 해결해 주는 시간 절약, 노동절약 아이템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제 우리는 하루하루 열심히 일만 하면 된다. 인생의 짧은 시간 안에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모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게 됐다. 중요한 일, 중요하지 않은 일, 급한 일, 급하지 않은 일. 네 가지 기준으로 가로 세로 적당한 선을 그어 일들을 끼워 넣게 되면 언제나 내가 하고 싶은 중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은 일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그렇게 하루 중에 필요하지 않은 일로 분류된 것에 할당된 시간을 절약하여 우리의 목표에 열심히 투자하고 있다.
그렇게 살아가는 와중에 스스로 물어본다.“나는 잘하고 있는 걸까?”그러면서 주위 사람들의 모습을 한번 떠올려 본다. 떠올린 뒤의 판단이 어찌 됐든 주위 사람들의 자본으로 그 척도를 매겼을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가 물어온다.“너 요즘 잘 지내니? 행복하니?”“응, 잘 지내.”또는“아니, 요새 너무 힘들어.”보통 둘 중 한 가지로 이야기하겠지. 나의 기분, 내가 해오던 일들을 떠올리며 대답할 것이다.
모모는 이러한 당신에게 물어오고 있다. 당신은 행복한가에 대해서. 어떤 사람은 지금 당장의 현실이 힘든데 행복할 겨를이 어디 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럼 당신은 언제 행복할 것인가? 당신은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는가? 당신의 시간을 누구에게 주고 있는가?
시간은 삶이다. 그래서 시간을 절약할수록 하루는 바쁘게 흘러간다. 향후 당신이 지금의 목표를 이룰지 못 이룰지는 알 수 없지만 당신이 절약한 시간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건 알 수 있다. 삶을 풍요롭게 누리려면 시간을 풍요롭게 누려야 한다. 무작정하고 싶은 대로 하라는 것이 아니다. 당신의 목표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당신의 삶인 시간의 소중함을 잃진 말라는 것이다.


[소감문]

독서 에세이 대상 도서에 미하엘 엔데의 '모모'라는 책이 있는 것을 보고 바로 신청하고자 하는 마음을 먹었었습니다. 중고등학교 읽었던 '모모'라는 책이 당시엔 시간을 소재로 다룬 참신하고 재미있는 판타지 소설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나 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다시 읽어봤을 땐 판타지는커녕 너무나 비판적이고 현실적이어서 눈물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1970년도의 독일 사람이 쓴 책이 2020년 오늘날의 사람들의 현실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을 보고 놀랍기도 비극적이기도 했습니다.
왜 사람들은 같은 굴레 속에서 벗어나오지 못할까, 라는 의문을 가지게 했고, 스스로에게도 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과 행복한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게 했습니다. 그에 대한 것들을 글로 담았습니다. 횡설수설한 고민이 담긴 글이었지만 상을 주신 것은 누구나 같은 고민을 해봤거나 할 것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