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외할머니

- 나의 할머니에게

행정학과
전*현

 

할머니라는 이름만 들어도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느낌이 든다. 나의 외할머니는 다정했고, 명절에 가면 상 한가득 맛있는 음식을 해주셨던 것이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이 책의 단편 중‘11월행’을 읽으면서 할머니와의 추억이 많이 생각이 났다. 특히‘절’이라는 장소가 나에게 추억의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부처님 오신 날에 할머니와 연등을 달았던 추억, 부모님이랑 외할머니와 함께 절을 갔는데 다리에서 장난을 치다 넘어져 울었던 추억까지. 하은과 규옥의 모습을 보면서 어렸을 적의 나와 외할머니의 모습을 떠올렸다. 외할머니의 품에 안겨 잘 때 나던 외할머니의 꼬순내가 느껴지는 것 같은 착각도 들게 했다. 사람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오랫동안 살면 얼마나 좋을까. 외할머니가 나이가 들면서 몸이 많이 안 좋아지셨고 돌아가시지 전까지 병원에만 쭉 계셨다. 외할머니의 몸이 더 안 좋아지셔서 큰 병원으로 옮기시고 처음 뵈러 갔을 때 난 병원이 떠나가라 크게 울었다. 아마 내가 처음 느꼈던 두려움의 감정일 것이다. 계속 곁에 있을 것 같던 사람이 없어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던 것이 아닐까 지금에 와서야 생각을 한다. 선베드의‘나’처럼 말이다. 그게 무서워 인사를 하러 가자고 해도 가지 않았다. 그래도 외할머니를 뵈러 갈 걸 하고 후괴가 든다. 엉엉 울었던 그 때가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다. 행복하고 밝은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는데. 초등학생 때의 기억이지만 이렇게 선명하게 외할머니와의 추억이 떠오르는 건, 그만큼 외할머니가 좋았던 게 아닐까. 올해가 가기 전에 외할머니를 뵈러 가야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외할머니와의 추억도 생각이 났지만 현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의 모습이 생각이 났다. 특히‘흑설탕 캔디’에서 하고 싶은 대로 다 한 여자라는 무해해 보이는 표현 속에 뾰족하고 날카로운 무언가가 나는 거슬렸던 것 같다는 문장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 이 문장에서 여자는 할머니를 의미하고 있지만 지금의 여성으로 생각을 해봐도 큰 의미가 달라지지 않는다. 유리천장을 이기기 위해 일하는 여성들에게 독하다고 하지 않는가. 그리고 책에서 하고 싶은 대로 다 한 여자는 원치 않는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고, 손자와 손녀의 육아까지 맡는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여성의 삶이 출산과 육아로 귀결된다는 것이. 높아진 여성 의식, 페미니즘과 낙태제 폐지와 같이 이전 세대와 다른 길을 걷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잘 되고 있지는 않다. 여전히 출산휴가를 꺼리는 회사와 사아, 임신과 육아로 인해 경력단절녀의 취업난과 유리천장까지. 그래서‘아드리아나의 정원’의 주인공이 열심히 일을 하고 노력했지만 결국 늙은 여자로 지칭된다는 것이 안타까웠고 슬펐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일들을 그 전 세대, 그리고 그 전전 세대 또한 겪어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국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꽤 힘든 일이며 그 일을 겪어 온 할머니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지금 우리가 여성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하는 일들이 좋은 결과와 인권신장에 영향을 주어 현세대와 이후의 세대가 지금의 삶이 괜찮다고 말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지금이 좋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임신과 출산, 그리고 결혼에 좌우되지 않는 모습이 되면 좋을 것 같다. 흑설탕 캔디의 할머니가 캔디를 주지 않은 것처럼.


[소감문]

과학과 예술과 관련된 책은 자신이 없어서 제목이 눈에 띄는 '나의 할머니에게'라는 책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예상했던 내용이 아니었고, 흥미로운 단편들이라 자리에 앉아 하루 만에 다 읽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돌아가신 외할머니 생각이 났고, 또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여성의 모습도 생각이 나서 이런 내용을 에세이로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주제도 이와 비슷한 것들이라 안심을 하고 에세이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에세이를 쓰려고 하니 어떻게 시작을 하면 좋을지 많이 고민이 되어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던 것 같습니다. 에세이를 쓰면서 책을 읽었을 때를 떠올리며 진솔하게 마음을 담아 썼습니다. 대회를 처음 나가서 상은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연락을 받아 너무 기뻤습니다. 에세이에서 올해가 가기 전에 보러 가고 싶다고 적었는데, 그 말을 꼭 지켜서 외할머니에게 상을 받았다고 자랑을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