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에 굿네이버스 ‘여름 희망나눔학교’ 프로그램에 자원봉사자이자 보조교사로 참여하면서 아동센터 23명의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굿네이버스 여름 희망나눔학교는 방학 중 결식 및 방임위기에 처하기 쉬운 빈곤 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급식 제공 및 건강지원, 학습지원, 정서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누구에게나 마냥 행복할 줄만 알았던 방학이 누군가에게는 밥도 챙겨 먹지 못하는 외로운 시간이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내게는 당연한 것이 누군가에게는 그렇지 않고, 여전히 간절히 바라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아동 권리와 복지에도 관심을 가지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번 봉사활동은 2주 동안 진행되었는데, 2주라는 시간은 아쉬울 만큼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종강식 영상도 만들고 23명의 아이들 한 명 한 명 특성을 살려 ‘스스로 척척상’, ‘실천 대장상’, ‘밝은 에너지상’과 같은 이름의 상장을 준비했더니 아이들도 좋아하고 센터장님도 좋아하셨습니다. “어떻게 짧은 기간 안에 아이들을 빨리 파악하시고, 상장을 준비하셨대?”라는 센터장님의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그만큼 제가 아이들을 애정 있게, 관심 있게 바라봤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저를 가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점이 좋아서 힘 안 들고 뿌듯한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 눈, 토끼 눈 같아요. 너무 귀여워요”라며 예쁜 말을 해주는 아이. 제가 그려주는 그림 하나에도 꺄르륵 웃으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고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구나’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게 바로 사람들이 수익도 없는 봉사활동을 계속하는 이유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나로 인해 누군가가 행복해한다는 사실이 저에게 큰 의미로 닿았습니다. 덕분에 앞으로도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동기를 얻을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한 경험이었습니다.
이 글을 마무리하면서 100명이 넘는 분들이 봉사활동 수기공모전에 참여했다는 소식을 듣고 제가 상을 받았다는 사실에 감사했습니다. 그러면서도 100명이 넘는 분들은 어떤 나눔을 실천하고 어떤 것을 느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들었습니다. 직접 경험을 하면서 배우는 것도 있지만 경험을 나누면서도 충분히 배우고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분들의 봉사 경험이 담긴 소감문도 기대가 됩니다. 제가 이번 봉사 수기공모전에 참여한 계기 중에는 많은 분이 봉사를 힘든 것, 혹은 단순 노동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봉사가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라는 걸 저의 봉사 내용을 통해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이 글을 보는 여러분도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나눔을 실천했으면 좋겠습니다. 분명 의미 없는 경험은 없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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