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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등학교 1학년,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라는 책을 읽고 누군가의 삶에 이렇게 영향을 미치는 직업이 또 있을까 생각하며, 타인의 절망스러운 순간에서 그들을 일으켜주는 간호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타인에게 선한 영향을 주고 싶은 나의 가치관과 잘 부합하는 진로를 찾은 것 같아 그때부터 간호사를 꿈꾸었다. 간호사가 되기 위해 간호학과에 입학하자는 하나의 목표로 고등학교 3년을 보냈고 그 목표를 이루었다.
동아대학교 간호학과에 입학한 나는 너무 기뻤지만, 입학 후 나의 생활은 무기력해지며 금이 가기 시작했다. 전공과 일부 교양은 대면 수업을 했지만, 일주일에 두세번 학교에 가는 것을 제외하고 내가 따로 하는 활동은 없었다. 공부 아닌 것들에 관심을 가지는 건 사치라고 여기는 환경에 놓여, 대학교에 가는 것만을 궁극적인 목표로 두고 살아왔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활동은 무엇인지 잘 몰랐다. 마냥 대학만 가면 잘 될 거라 어른들은 말씀하셨지만, 막상 대학에 진학하면서 나에게 주어지는 자유시간•새로운 환경•대인관계를 감당하기엔 아무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그렇게 방황하고 있던 나에게 창의적 대학설계 수업은 마치 ‘이정표’같았다. 대학생활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며 멋진 미래를 상상해보고, DECO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대학생인 나에게 필요한 역량을 기를 수 있었다. 또한, 시간관리•스트레스 관리 등의 수업을 듣고 이를 내 생활에 적용해보며 불규칙하고 무의미한 시간만 흘러가던 일상이 점차 안정화되고 풍족해졌다.
창의적 대학설계 공모전이 개최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나도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모전에 참가하는 것이 아닌, 수상과 관계없이 ‘대학생의 나를 위해’ 로드맵을 짜보자고 다짐했다. 그러나 마음의 여유가 나지 않아 약 한 달간의 공모전 기간동안 어떤 내용을 적어야 할지 생각만 하고 실천에 옮기지는 못했다. 공모전 마감일은 기말고사를 얼마 앞두지 않은 시기였기에 참가할지 말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나 지금이 아니면 계속 미루다가 졸업할 때까지 못 적을것 같아 마감일 전 날, 밤을 셌다. 꿈을 향해 달려갔던 순간들, 방황과 극복, 미래를 꿈꾸는 이 모든 나의 모습을 공모전 양식지에 꾹꾹 눌러 담았다.
양식지를 채우며 내가 지금까지 많은 것을 하고 살아왔음을 깨달았다. 내가 꿈을 위해 노력했던 순간들을 자세히 적어가며 나를 더 사랑해줄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의 목표와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고민하며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 내가 무엇을 해야 좋을지,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깨달았다. 공모전 덕분에 나의 대학생활이 더욱 기대되고 하루를 소중히 여기게 되었다. 나의 대학 첫 학기에 제일 잘한 일을 꼽으라면 이 공모전에 참가한 것이다.
공모전을 준비하며 아쉬웠던 점은 공모전의 기간이다. 공모전 기간을 더 늘리면 좋을 것 같다. 갓 대학의 체제를 접한 1학기 중으로 공모전을 마감하는 것은 좀 이르다고 생각이 든다. 1학기 여름방학이나 2학기 중으로 기간을 늘린다면 대학생활을 좀 알아가고 여유가 생겨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기 더욱 적절한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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